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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6 13:12

한국화(韓國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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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韓國畵)

 

한국화.jpg

이숙자 작품

 

 

 한국의 전통회화. 한국인의 손으로 그려진 회화를 총칭하는 의미로 확대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한국의 전통적 기법과 양식에 의해 다루어진 회화를 말한다. 종래까지 서양화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통용되던 동양화라는 명칭을 일제(日帝)에 의해 타율적으로 조성된 용어로 비판, 이를 주체적 입장에서 개칭하여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동양 회화권에 있어 중국의 전통회화는 중국화(中國畵)로, 일본의 전통회화는 일본화(日本畵)로 불렸으나 일제는 한국 고유의 전통과 민족성의 자각을 꺼려 1921년 제1회 서화협회전람회(書畵協會展覽會)와 22년의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한국의 전통회화가 조선화(朝鮮畵)로 지칭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고 대신 동양화로 부르게 하였다. 한국화는 종이나 비단 위에 먹이나 물에 녹는 안료(顔料)를 사용하여 부드러운 모필(毛筆)로 그리며, 동양적 자연관과 가치관에 바탕을 둔 회화관(繪畵觀)과 화론(畵論)에 입각하여 주로 중국의 전통회화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를 선별적(選別的)으로 받아들여 한국 특유의 양식을 형성해 왔다. 그 원천은 울산시 울주구(蔚州區) 반구대(盤龜臺) 암각화(岩刻畵)를 비롯한 선사시대의 선각화(線刻畵)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본격적인 발전은 대체로 삼국시대 중엽인 4세기경부터이다. 이 시대의 회화는 중국의 한대(漢代)와 육조시대(六朝時代) 회화의 영향을 토대로 발달하였으며 감상적(鑑賞的)인 목적보다는 실용적인 목적과 기능을 띠고 그려졌다.

〈삼국시대〉 고구려의 회화는 퉁거우[通溝]와 평양 부근의 고분벽화(古墳壁畵)에서 엿볼 수 있듯이 어느 나라의 회화보다도 힘차고 율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백제의 회화는 고구려에 비해 부드럽고 완만한 동감(動感)을 보여준다. 그리고 신라의 회화는 근년에 경주에서 발굴된 천마도(天馬圖)를 비롯한 몇 점의 공예화(工藝畵)를 통해 일면을 엿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경직되고 고졸(古拙)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러한 삼국시대의 회화는 담징(曇徵)· 가서일(加西溢)·인사라아(因斯羅我)·백가(白加)·아좌태자(阿佐太子) 등에 의해 일본에 전해져 그곳 회화의 발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한편, 통일신라시대에는 당(唐)나라와의 빈번한 문화교류를 통하여 궁정취미(宮廷趣味)의 인물화와 청록산수화(靑綠山水畵), 그리고 불교회화가 활발히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솔거(率居)는 이 시대에 활동했던 화가로 믿어지는데, 그가 그렸다고 전하는 황룡사(皇龍寺)의 《노송도(老松圖)》에 관한 일화를 통해 볼 때 당시 사실적인 화풍이 크게 진작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고려시대〉 고려시대에 이르자 한국화는 보다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그림 소재도 인물· 초상(肖像)·산수(山水)·영모(翎毛)·화조(花鳥)·궁중누각(宮中樓閣)·묵죽(墨竹)·묵매(墨梅)· 묵란(墨蘭) 등 순수한 감상의 대상이 되는 거의 모든 분야의 작품이 제작되었다. 이 시대의 가장 대표적 화가였던 이영(李寧)은 한국의 산천을 소재로 하는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인 《예성강도(禮成江圖)》와 《천수사남문도(天壽寺南門圖)》로 화명(畵名)을 중국에까지 떨쳤다. 이 밖에 문인화가로 이준이(李俊異)·이전(李佺)·이존부(李存夫)·정득공(鄭得恭)·정지상(鄭知常)· 차원부(車原)·정서(鄭敍)·안치민(安置民)·정홍진(丁鴻進)·김군수(金君綏) 등의 이름을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현재 이들의 그림은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 고려시대의 화적(畵蹟)으로 일컫는 작품은 이제현(李齊賢)의 《기마도강도(騎馬渡江圖)》와 공민왕(恭愍王)의 《수렵도(狩獵圖)》 등이 있는데, 모두 북종적(北宗的)인 원체화풍(院體畵風)을 보인다. 고려시대에 확산된 한국화의 전통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더욱 활발하고 폭넓게 전개되면서 확고한 기반을 형성하였다. 이 시대의 회화 역시 중국회화를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소화하여 구도·공간처리·필묵법(筆墨法)·준법(法)·수지법(樹枝法) 등에서 독자적인 양식을 이룩하였으며, 이렇게 확립된 회화전통은 후대의 한국적 화풍창조의 기초가 되었다.

〈조선시대〉 조선시대의 회화는 대체로 화풍의 변천에 따라 전기(1392∼1550?), 중기(1550∼1700?), 후기(1700∼1850), 말기(1850?∼1910)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기에는 북송대(北宋代)의 곽희파(郭熙派) 화풍을 토대로 발전된 안견파(安堅派) 화풍이 가장 유력하였으며, 이 밖에 강희안(姜希顔)을 중심으로 명대(明代)의 절파(浙派) 화풍과, 이상좌(李上佐)를 중심으로 남송대(南宋代)의 마·하파(馬夏派) 화풍, 그리고 최숙창(崔淑昌) 등을 중심으로 미법산수(米法山水) 화풍 등이 화단의 일각에서 그려졌다. 중기에는 안견파 화풍을 비롯한 초기의 화풍들이 계승 지속되었으나 그 중에서도 절파계의 화풍이 가장 크게 유행하였으며, 김식(金埴)·조속(趙涑) 등에 의해 영모와 화조화 부문에 애틋한 서정적 세계와 조선시대의 정취를 짙게 풍겨주는 화풍이 발전하였고, 묵죽·묵매·묵포도(墨葡萄) 등에도 이정(李霆)·어몽룡(魚夢龍)·황집중(黃執中)·허목(許穆) 등의 문인화가들이 배출되었다. 이 밖에도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가 전래되어 부분적으로나마 수용되기 시작하였다. 후기에는 중기 이래로 유행하였던 절파계 화풍이 쇠퇴하고 그 대신 남종문인화가 본격적으로 유행하였으며, 한국의 산천을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하는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가 정선(鄭敾)을 중심으로 크게 발달하였다. 그리고 조선 후기인들의 생활과 애환을 해학적으로 다룬 풍속화가 김홍도(金弘道)와 신윤복(申潤福) 등에 의해 그려졌으며, 청(淸)나라로부터 서양화법(西洋畵法)이 전래되어 미약하게나마 수용되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은 새로운 경향의 화풍들은 조선 후기의 회화를 어느 시대보다도 개성이 강하고 민족적 자아의식이 짙은 것으로 돋보이게 해주었다. 말기에는 진경산수와 풍속화의 전통이 쇠퇴하고 김정희(金正喜)를 중심으로 남종문인화가 더욱 큰 세력을 굳혔으며, 이와 더불어 윤제홍(尹濟弘)·김수철(金秀哲)을 비롯한 개성이 강한 화가들이 나타나 참신하고도 이색적인 화풍을 창조하였다. 특히 이 시기에 있어 남종화법의 토착화는 한국 근대 및 현대의 수묵화가 남종화 일변도의 조류를 형성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조선시대 한국화의 전통은 최말기(最末期)의 장승업(張承業)을 고비로 퇴조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일제시대의 전통문화 말살정책과 서양화의 대두 등으로 한국화는 더욱 위축된 길을 걷게 되었으나, 서화협회를 조직하여 후진 양성에 힘썼던 안중식(安中植)과 조석진(趙錫晉)을 비롯한 근대 초기의 작가들과 그들의 문하에서 배출되어 독자적인 세계를 형성한 이상범(李象範)·노수현(盧壽鉉)· 변관식(卞寬植)·김은호(金殷鎬) 등에 의해 현대 화단에까지 맥락이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화는 전통성의 올바른 회복과 이를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할 과제와 함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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