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명암)의 허(虛)와 실(實)(1)
• 빛(명암)의 허(虛)와 실(實)
- “그림은 사진이나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려야 잘 그린 그림이다!”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19세기 사람이다.
그림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부터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 고전주의적인 구성에 로맨틱한 감정 표출을 가미한 '절충주의'의 대표적 화가 폴 들라로슈(Paul Delaroche/프랑스)는 1839년 사진을 보고는 "오늘부터 회화는 죽었다"라고 하였다.
그 당시는 실물과 똑같이 그리는 화가가 그림을 잘 그린다는 말을 듣는 시대라 사진술의 발명은 화가들에겐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다음 그림은 폴 들라로슈의 여러 작품 중 두 개만을 소개한다.
<제인 그레이의 처형>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젊은 순교자>_The Young Martyr
그림 속에 설정된 빛을 생각해 보자.
마치 무대에 선 배우들을 조명이 비치고 있는 것처럼 빛이 필요한 부분만을 비치고 있다.
- 폴 들라로슈의 생각과는 다르게 사진술의 발명으로 오히려 회화는 깊이 있게 발전하게 되는데, 왜일까?
많은 이유가 있지만 회화는 보이는 것만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며, 사진처럼 그린 것이 실물을 실감 나게 표현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 ‘실물과 똑같이 그린다’는 말이 사진처럼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너는 아직 갓난아기일 뿐이다.
- 실물과 똑같이 그린다는 것은 정확한 형태, 그리고 빛(명암)의 선택과 과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 그림을 말한다.
그렇다면 입시생이 선택, 무시 또는 과장해야 하는 명암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다음 장에서 알아보기로 한다.
공식으로 수학 문제를 풀어가는 것처럼, 그림을 공식으로 그리려 하지 마라.
여기 이론은 공식이 아니라 원리이다. 원리의 이해가 중요하다.
소설책 읽는 것을 생각해 보자. 1쪽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줄거리가 이해되는 것처럼 이 미술이론도 전체적인 줄거리 파악이 중요하다.